나의 살점

by EastSound posted Jul 25,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하루하루는 그런 대로 잘 지나간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괜시리 모든 게 기분 나빠지기 시작했다.

누가 뭘하든, 우선 의도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저게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것인지, 나한테 기분 나쁘다고 표현하려는 것인지,

실력도 없으면서 뻥 까고 있는 것인지, 멍청한 놈이 일을 만드려는 것인지...

 

끝도 없었다.

지나치다 싶게 기분도 나빠졌다.

얼굴에 그 표정이 묻어났다.

내가 봐도 너무 뾰루퉁해 보였다.

살점인지 놀부의 심뽀인지 덕지덕지 붙었다.

 

그 옛날의 보살 같던 살점이 변했다.

나잇살로 치부하기에는 남에게 보이기 싫을 정도로 변해 버렸다.

내가 맘에 안 드는데 남의 눈에 뭐로 보일까?

남의 인식을 신경써야 한다면 먹을 만큼 먹었다는 것이다.

행복한 결말을 원한다면 원한다면...

 

부드러운 미소를 곁들이는 거다.

살짝 말아올린 입술과 콧등의 조화는 상대방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좀더 상냥한 말투를 결들이면 웃게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목소리에 약간의 무저항을 보인다.

기분 나쁜데도 예쁜 여자를 금방 본 것마냥 상냥함을 치장한다.

 

아무리 기분 나빠도 예쁜 여자를 보면 일단은 말을 조심하거나 목소리가 잦아든다.

이건 역사적으로 모든 남자들에게 거의 만고의 진리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가?

오늘 너무 예쁜 여자를 보았기 때문이다.

눈을 마주치기가 어려웠다.

 

주눅이 들었다.

이 나이가 되도록 나의 얼굴이나 신체 조건에 대해 불만족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나를 혐오하기 시작했다.

어머니 아버지 왜 나를 이렇게 낳으셨나요?

"야 임마, 니 하기 나름이여~~~"

 

갑자기 마눌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월급 통장 스캔 안했네요?"

큰일났다.

연말에 세금 토해 놓는 게 아까워서 120% 깎도록 했는데...

들키면 어떡하지?   

 

갑자기 오늘 만난 예쁜 여자가 마눌 얼굴과 오버랩 되었다.

"너 돈 있어?"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